[포스트] 코 간질거려 '에취' 했을 뿐인데…다리 못쓰게 된 황당 사연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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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진료실 담소)
칼럼 11) 허리를 망가뜨리는 사소한 습관들
노자의 도덕경에 '필작어세(必作於細)'라는 말이 있다.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다.
천 길 높은 둑이 작은 구멍으로 인해 무너지듯 사소한 것이라도 가벼이 생각하면 큰 화를 당하기 십상이다.
우리 몸에 갑자기 찾아오는 통증 역시 무심코 하는 습관에서 비롯된 경우들이 있다.
며칠 전 40대 회사원 유모씨가 극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실 문을 두드렸다. 문진을 해보니 오른쪽 다리에 저림 증상과 함께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리기도 힘든 상태였다.
“혹시 운동을 과하게 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닙니다”며 고개를 저은 뒤 “코가 간질거려 시원하게 재채기를 하고난 뒤 허리쪽이 뜨끔하면서 찌릿했다”고 말했다.
MRI 검사를 해보니 디스크가 터져 신경을 누르고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했던 재채기가 우리 몸의 중심인 허리를 무너뜨린 것이다.
독감이나 비염같은 호흡기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기침과 재채기를 하게 되면 배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순간적으로 복압이 상승해 척추에 큰 압박을 준다. 또한 몸의 앞뒤 반동도 빠르게 일어나 허리 주변 근육이 수축되고, 인대도 긴장하면서 디스크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기침과 재채기는 자연스러운 인체반응이라 참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요령이 필요하다.
기침과 재채기가 나올 때는 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한숨을 쉬듯 힘을 빼서 내뱉으면 허리로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몸을 약간 앞으로 움츠리고, 무릎도 살짝 구부려 몸의 반동을 줄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튜어디스 장모씨는 다른 이유로 디스크가 손상된 케이스다.
그녀는 알람 소리에 침대에서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났는데 허리에서 기분나쁜 통증이 전해졌다.
평소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 척추가 경직된데다 유연성도 떨어진 상태에서 갑작스런 움직임으로 디스크 주변에 강한 압박이 가해져 찢어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배 또는 허리 힘으로 정면으로 일어나는 것보다 옆으로 돌아누워 상체를 팔로 밀며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히다.
이외에도 허리 디스크를 위협하는 잘못된 습관으로는 소파에 오래 앉아 있기, 다리를 꼬고 삐딱하게 앉기, 그리고 허리를 앞으로 숙여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소파에 오래 앉아 있다보면 자세가 구부정해져 허리의 전만이 소실돼 디스크에 무리를 주게 된다.
또한 다리를 꼬고 삐딱하게 앉으면 척추가 틀어져 디스크에 비정상적으로 압력이 높아져 손상 위험이 크다.
허리를 앞으로 숙일 경우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은데 거기에다 무거운 물건까지 들게 되면 허리의 부하가 커져 디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곧게 편 뒤 물건을 최대한 몸에 붙여서 드는 것이 좋다.
디스크가 파열되면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아프고, 걸으면 편하지만 앉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또한 다리 뒤쪽은 물론 종아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방법으로 통증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 증상이 경미하면 약물요법이나 도수치료, 운동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신경주사치료를 비롯해 시술 등을 고려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 평소 올바른 자세와 함께 허리 근육을 튼튼히 단련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예방법이다.
특히 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소한 습관도 조심하면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허리 건강을 지키는 지혜로운 길이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
-12편에 계속-
출저: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287378?lfro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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