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거리王'들은 왜 금방 사라질까...사람이라 피하기 힘든 '함정'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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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진료실 담소)
칼럼 24) 몸의 통증이 가르쳐 주는 교훈은?
골프 선수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
지난 2018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와 솔병원이 공동으로 스포츠과학 의학저널(Journal of Sports Science and Medicine)에 ‘한국여자프로골퍼들의 부상’이란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협회 소속 골퍼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가 토대였고, 부상 부위에 대한 복수응답이 가능했다.
조사 결과 몸통에서는 허리(218명), 상지에서는 어깨(286명)와 손목(243명), 하지에서는 발목(152명)과 무릎(137명)이 꼽혔다.
프로 선수들이 자주 통증을 겪는 5대 부위는 일반인 골퍼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반인 골퍼들에게 압도적으로 많은 팔꿈치 엘보의 경우 선수들은 4.3%(79명)에 불과한 것이 차이점이다. 남자 프로골퍼들의 부상 부위도 거의 비슷하다.
진료실에서 느끼는 5대 부위의 순위를 꼽으라면 허리가 1번이다.
이는 골프 종목의 특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골프는 한 방향 회전운동이다. 허리를 꽈배기처럼 꼬았다가 풀스피드로 풀어주는 동작을 반복하기에 디스크와 주변 관절, 근육 및 인대에 무리를 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은 ‘드라이브 샷 거리’에 민감하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보내는 것이 코스 공략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회는 물론 미국 LPGA투어도 코스 길이를 조금씩 늘려오면서 장타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
장타를 위해서는 스윙 스피드가 빨라야 하는데 이는 몸통 회전력이 관건이다. 몸통의 회전력을 빠르게 하다 보면 허리에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어느 순간에 이르면 부상으로 직결된다.
한때 장타자로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이 한두해 반짝 활약을 펼친 뒤 하강곡선을 긋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거리 욕심’은 일반인 골퍼들도 예외는 아니다.
골프 스코어는 지더라도 비거리 만큼은 질 수 없다는 묘한 심리적 경쟁심이 깔려 있어서다.
거리를 내기 위해 더 강하게 스윙을 하고 무리한 자세를 취하다 보면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골프를 예로 들었는데 ‘과도한 욕심’은 우리 몸의 통증을 가져오는 주범이다.
거리에 집착하는 주말 골퍼 하모씨는 힘이 잔뜩 들어간 스윙을 반복한 탓에 근육이 갈비뼈를 계속 잡아채면서 결국 골절상을 입었다.
헬스클럽에서 중량에 대한 욕심으로 자신의 능력을 초과하는 바벨을 들어올리다 어깨 회전근개가 파열된 환자들도 심심치 않게 보았다.
또한 2시간 가량 풋살로 땀을 충분히 빼고난 뒤에도 “한게임 더”를 외치다 햄스트링이 파열된 환자도 있었다.
또한 ‘과욕’ 못지 않게 통증을 그냥 무시하는 것도 문제다. 통증을 잘 참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더 큰 병을 키울 수 있어서다.
마라톤을 좋아하는 40대 한모씨의 경우 무릎이 아팠지만 ‘좀 참으면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평소에 통증이 있었지만 뛸 때는 아프지 않고 몸도 가벼워지는 느낌 때문이다.
그러다 무릎이 붓고 극심한 통증이 밀려온 후에야 병원을 찾았는데 연골판이 크게 찢어져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또한 허리에서 보내는 통증 신호를 무시하다 디스크가 파열된 환자들도 여러 명 접했다.
이런 환자들을 통해 ‘통증’을 바라보면서 떠올리게 되는 단어는 ‘중도(中道)’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마음의 중심이자 평정심을 뜻한다.
너무 과하지 않고,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생활하는 것이 건강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앞서 언급한 허리 통증을 예방하는 효과적 방법은 코어 근육과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면서 유연성을 키우는 것이다. 부드럽고 튼튼한 근육은 관절의 움직임을 잡아주고 부상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코어와 엉덩이는 우리 몸의 중심에 있다. 오늘 하루 ‘중도(中道)’의 의미를 조용히 음미해보자. 〈나영무 솔병원 원장〉
-25편에 계속-
출저: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308258?lfro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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